제13장 줄리앙12

제13장 줄리앙12

 

“허중이는 9시 10분쯤 ‘난핑대로 동부’ 정류장에서 34번 버스를 탄 뒤 대략 이십여 분 후에 도착한 ‘원창로 입구’ 정류장에서 하차했다. 원창로 입구 근처의 CCTV에 그의 뒷모습이 찍혔지만, 몇 분 뒤에 화면 밖으로 사라져 더는 추적할 수 없어.”

 

옌청 토박이인 뤄원저우는 지명을 듣자마자 대략적인 위치를 짐작할 수 있었다.

'원창로'는 화시구 중앙 상권의 동남쪽에 위치했다. 즉, 피해자는 청광공관을 떠난 뒤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반대 방향으로 이동했다는 뜻이었다.

 

“지금 원창로 입구에 와 있어.”

타오란은 도로의 시끄러운 소음 속에서 휴대폰을 들고 크게 말했다.

“그러니까 적어도 9시에서 9시 반 사이에는 허중이가 서구에 없었다는 거지. 그때 주변 주민들이 들었다는 말다툼 소리는 살인 사건과 무관하다는 뜻이야. 마샤오웨이도 억울하게 붙잡힌 거지. 왕훙량은 왜 그 아이를 그렇게 서둘러 체포한 거야? 모르는 사람이 보면 경찰이 사람을 죽이고 엄한 사람한테 누명을 씌운다고 생각하겠어.”

 

“뤄 팀장님.”

이 때, 한 형사가 달려와 서류 한 뭉치를 건넸다.

“법의과에서 보고서가 넘어왔습니다. 피해자 허중이의 사망 시간은 대략 20일 밤 9시에서 10시 사이로 추정됩니다.”

 

“9시에서 10시 사이라.”

뤄원저우는 타오란에게는 대답하지 않은 채 받은 서류를 눈으로 훑어봤다.

“보고서의 내용대로라면, 허중이는 버스에서 내린 직후 살해당했을 가능성이 높겠군.”

 

타오란이 조용한 장소를 찾은 듯, 전화 속의 잡음이 한결 줄어들었다.

“9시는 청광공관의 파티가 막 끝났을 시점이야. 그 즈음에 장둥라이가 처음으로 실내에서 나와 정원의 감시카메라에 얼굴이 찍혔지. 그는 잠시 정원에 머물다가 실내로 들어갔고, 9시 45분쯤 다시 정원에 나와 어떤 여자와 대화를 나눈 뒤 함께 작은 숲으로 들어갔어.”

 

뤄원저우는 한숨을 내쉬었다.

“보아하니 장 도련님의 밤 일정이 꽤나 빡빡했나 본데. 너무 바빠서 살인할 틈도 없었겠는걸.”

 

“쌍둥이가 아닌 이상, 장둥라이의 혐의는 확실히 벗겨지는 거지. 그럼 이제 석방해줘야 하는 거 아닐까?”

 

뤄원저우는 대답하는 대신 타오란에게 질문했다.

“더 알아낸 건 없어?”

 

“통신 기록을 하나 발견했어.”

타오란이 말했다.

“그런데 이게 좀 이상해. 피해자가 청광공관 근처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던 도중에 통화를 했었잖아? 그의 룸메이트한테 전화번호를 받아 확인해 보니, 그 날 저녁 허중이가 계약자를 확인할 수 없는 번호와 여러 번 통화한 기록이 있었어.”

 

“흠?” 뤄원저우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게 뭐가 이상해? 우린 피해자가 범인과 아는 사이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했잖아.”

 

타오란이 말을 이었다.

“이상한 건 그 통화 기록이 아니야. 그날 밤 9시 50분쯤, 또 다른 가짜 번호가 허중이의 휴대폰으로 문자를 하나 보냈어. 내용은 ‘결제 장소를 금삼각 공터*로 변경. 5월 20일.’이었고. 이게 무슨 의미일까? 결제? 무슨 결제를 누구랑 하는데? ‘금삼각’ 공터는 또 어디고? 이름도 좀 신경쓰여.”

*정발에서는 골든 트라이앵글 공터로 번역.

 

뤄원저우가 그의 말을 끊었다.

“그건 일단 나중에 생각하자. 원창로 쪽은 구시가지의 요충지라 사람이 많아. 9시면 그리 늦은 시간도 아니지. 몇 명 데리고 가서 허중이를 본 사람이 있는지 탐문해 봐.”

 

멍하니 있던 타오란이 대답하기도 전에 뤄원저우가 급히 전화를 끊어 버렸다. 그는 휴대폰을 노려보며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타오란은 왕훙량이 책임 회피와 권력만 생각하는 단순한 얼간이라 판단했다. 그러니 수사를 방해받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적당한 건덕지를 잡아 그를 끌어내리는 것이 가장 이상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타오란은 지금 시점에 이르러서야 희미하게 깨달았다. 이 사건에는 권력 싸움만이 얽혀 있는 게 아닐지도 모르겠다고.

 

시국 형사대는 재빠르게 움직였다. 한 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각 인원이 배치됐고, 형사들은 네 갈래로 흩어져 피해자 허중이의 선명한 사진을 들고서 수소문을 시작했다.

 

이런 작업은 형사들의 일상 중 하나였다. 반드시 해야 하지만 지루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길거리에서 전단지를 뿌리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같은 말을 수십 번 반복한다 한들, 단서를 얻을 수 있을지는 온전히 운에 달려 있었다.

사람의 눈은 카메라가 아니기에, 지나가는 모든 사람을 기억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도시는 너무도 거대했고, 사람들은 모두 아침 일찍 나가 밤늦게 돌아오는 흐름을 되풀이하며 생활했다. 이웃과도 겨우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나눌 뿐이었으며, 대중교통에는 고개를 숙인 채 이동하는 사람들만 가득했다. 사람들은 하루종일 손바닥만 한 화면을 통해 바다 건너의 소동을 구경하고, 남북극의 기이한 소식을 엿보며, 960만 제곱킬로미터에 이르는 땅 위에서 벌어진 모든 사건에 매순간 참여했다. 그러니 고작 어색하게 꾸미고 나온 소년 노동자 한 명을 기억하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는 것이 당연했다.

 

그는 평범하고, 시시한 사람이었다. 사람의 눈길을 끌 만한 구석이 없었고, 누군가의 기억에 잠시나마 남을 가치조차 없었다.

 

살아서든, 죽어서든 그랬다.

 

이번에는 경찰의 운도 끝이었던 듯했다. 타오란 일행은 머리 위의 작렬하는 태양빛을 받으며 해가 지도록 수소문했지만, 쓸 만한 정보는 아무것도 얻지 못 했다.

 

“부팀장님, 저희 쪽에는 본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타오 부팀장님, 서쪽 도로를 조사하면서 상가의 CCTV도 전부 확인했는데, 아무것도 찍힌 게 없었습니다.”

“한 노인이 본 것 같다고 해서 확인했더니, 웬 건설 현장이더군요.”

 

결국 허중이가 버스에서 내린 뒤 어디로 갔는지, 그리고 어디에서 살해당했는지는 다시 오리무중이 되었다.

 

스무 살도 안 된 이 소년은, 옌청이라는 거대한 도시에 온 지 채 1년도 채 안 되어 도시 중심을 빙빙 돌다 흔적이 끊겼다. 그리고는 결국 이름도 알 수 없는 곳에서 살해당했다.

그런데 시신은 죽은 뒤에도 편히 쉬지 못 하고, 기이하게도 천 리 길을 되돌아 화시구 서쪽으로 돌아왔다. 모든 것에는 제자리가 있다는 듯 말이다. 그의 시신이 번화한 거리의 미관을 해치기라도 하는 것처럼.

 

별 수 없던 타오란은 땀에 젖을 만큼 뙤약볕 아래에서 돌아다녀 지친 형사들을 돌려 보내고는, 뤄원저우에게 실패한 진행 상황을 간단히 보고했다.

 

“이쪽은 별다른 진전이 없어.”

타오란이 말했다.

“다시 피해자 분석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아… 원저우, 너 지금 밖이야?”

 

뤄원저우는 누군가의 차 안에 있는 듯했다. 전화 너머로 라디오 교통방송이 들려왔다. 앵커는 ‘도시 전체 중 막히지 않는 모든 구역’을 열거하며 옌청의 모든 길이 막히고 있음을 설명했다.

 

뤄원저우는 애매하게 대답하고 잠시 뜸을 들이더니, 라디오를 꺼버렸다.

“아니면 장둥라이 쪽으로 다시 시도해 보는 것도 방법이지.”

 

“장둥라이?”

하루 종일 말하고 다녀 목이 바싹 마른 타오란은 머리도 멍해졌다.

“장둥라이의 혐의는 거의 벗겨진 거 아니었어?”

 

“장팅 말로는, 허중이가 예전에 그녀한테 ‘펑’ 어쩌구 하는 수상한 인물을 아는지 물었다고 해. 만약 허중이가 사람을 잘못 본 게 아니라면, 그 수상한 인물은 장팅 일행과 어떤 교집합이 있을 가능성이 크지. 그리고 네가 눈치챘는지는 모르겠지만, 허중이가 청광공관 근처를 떠난 시점이 장둥라이가 처음 정원에 나온 시간과 딱 겹쳐. 당시 장둥라이는 청광공관을 떠날 생각이 없었지. 그럼 왜 밖으로 나왔을까? 단순히 바람 쐬려고? 그게 아니라면?”

 

잠시 멍하니 타오란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말의 의미를 깨달았다.

“파티가 끝나고 몇몇 사람들은 먼저 떠나려 했을 거야. 장둥라이는 그 수상한 사람을 배웅하러 나온 거지. 네 말은, 그 때 떠난 사람들 속에 허중이가 만나려 했던 사람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거지?”

 

“타오란한테 1점. 상금은 없지만. 그리고 그 수상한 휴대폰도 있지. 우리가 어제 장둥라이를 조사하게 된 것도 결국 그 휴대폰 때문이었잖아. 장둥라이 그 도련님 성격에 ‘사과’라는 두 글자를 알 리가 없어. 그 휴대폰이 그와 무관하다면, 휴대폰을 준 사람은 장둥라이의 이름을 도용한 걸까? 아니면 피해자가 친구에게 거짓말을 한 걸까? 그렇다면 그는 왜 그런 거짓말을 했을까?”

 

뤄원저우는 단숨에 내뱉고는 숨을 고른 뒤 당부했다.

“이렇게 하자. 넌 일단 퇴근해. 그리고 내일 일찍 출근해서, 48시간 안에 장둥라이를 한 번 더 심문해. 난 랑차오에게 사람들을 데리고 허중이를 조사하라고 시킬 테니까.”

 

그가 전화를 끊기 전에, 타오란이 불쑥 물었다.

“지금 화시구 서쪽에 있어?”

검은 차 안에 앉아 있던 뤄원저우가 잠시 입을 다물더니,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내 근무지를 확인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아내 한 명뿐인데, 타오타오. 정말 그렇게 알고 싶어?”

 

“지금 왕훙량을 조사하는 거지?”

타오란은 그의 헛소리에도 개의치 않고 목소리를 낮춰 꿋꿋하게 물었다.

“난 출세에는 관심 없어. 장 국장이 왕훙량을 어떻게 처리할지도 관심 없고, 다음 국장이 누가 되든 상관 없어. 하지만 불법적인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있다면, 그게 누구든 우리가 붙잡아야 하는 거잖아.”

 

“네가 지금 해야 할 일은 허중이를 살해한 범인을 잡는 거야.”

뤄원저우는 웃음을 터뜨렸다.

“알겠어. 우리 꼬마가 질문이 많네. 말해줄게. 왕훙량이 불법적인 짓을 했는지 아닌지는 아직 의심뿐이야. 아무리 대머리라지만, 제보 하나로 ‘범죄자’라는 모자를 씌우는 건 너무 성급하지 않겠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건 언제든 싸울 수 있게 준비해두는 것에 불과해. 확실한 증거가 나오면, 다같이 초과 근무할 각오나 해. 널 빼놓진 않을 거니까.”

 

전화를 끊은 뤄원저우가 단정히 앉아 있던 운전 기사에게 시선을 돌렸다.

 

운전 기사는 자기 이름을 밝히는 대신 '샤오전'이라 불러달라고 했다. 그는 세상의 모든 두 발 가진 동물을 믿지 않는 듯 긴장하고 있었다. 그의 시선이 백미러를 통해 뤄원저우와 마주치자, 그는 재빨리 눈을 피하며 전화 내용에는 관심 없는 척 굴었다.

 

뤄원저우가 말했다.

“지금 진행 중인 사건이야. 조사가 끝나면 필요에 따라 세부 사항을 공개할 수 있겠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비밀을 지켜 줘야겠네.”

 

샤오전의 눈빛이 흔들렸다.

“무슨 말씀이세요, 전 알아듣지도 못했는걸요.”

 

뤄원저우는 선글라스 너머로 젊은 운전 기사를 조용히 응시했다.

“네가 말했었지. 네 누나가 왕훙량과 그 마약 밀매단 때문에 죽었다고. 하지만 확인해 보니, 네 누나는 매춘으로 체포된 전과가 있었고, 마약 과다 복용으로 사망했더군. 천전, 이건 한 지역의 공안 책임자와 수많은 동료들이 얽힌 문제야. 네 말 한마디만으로 수사를 개시할 수는 없어.”

 

뤄원저우가 그의 본명을 언급한 순간, 젊은이는 브레이크를 밟아 차를 길가에 세워버렸다.

뤄원저우는 태연하게 말했다.

“불법 주정차로 잡힌대도 아무것도 안 해 줄 거야.”

 

천전은 창백해진 얼굴로 굴욕과 분노가 뒤엉킨 표정을 하고선 뤄원저우를 노려보았다.

“누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뤄원저우는 흔들림 없이 창문을 두드리며 또박또박 말했다.

“증거.”

 

“누나는 아무것도 말해 주지 않았어요.”

천전이 말했다.

“그 즈음에 누나는 밤새 잠도 못 자고, 매일 무언가를 두려워하는 것 같았어요. 제가 물으면 화를 내면서 참견하지 말라고만 했죠. 그래서 저… 저는 그녀가 다른 사람과 통화하는 걸 몰래 엿들었어요.”

 

“누구랑 통화했지?”

뤄원저우가 물었다.

천전은 고개를 숙여 눈물을 닦은 뒤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내저었다.

 

뤄원저우는 옆에서 휴지를 뽑아 건네며 물었다.

“그럼 ‘금삼각 공터’라는 말 들어본 적 있어?”

천전은 그 자리에서 멍하니 굳어버렸다.

 

페이 빌딩에서 비서가 페이두의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

“페이 총, 룽순의 자오 변호사가 오셨습니다.”

페이두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들여보내세요.”

 

비서는 페이두 밑에서 일하며 단 한 번도 야근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이 시각에 업무 손님이 찾아오는 것도 처음 보았기에 자연스레 호기심이 일었다.

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손님을 안내하고, 차를 내어주면서 은근슬쩍 살펴보았다. 자오 변호사는 옷차림이 단정했고, 키도 크고 잘생겼다. 눈매에는 묘하게도 느끼한 기운이 스며 있었는데, 이 모든 게 합쳐져 순진한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비서는 페이두가 남녀를 가리지 않고, 조용하고 순진하며 소극적인 타입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자오 변호사를 보자마자 무언가를 깨달을 수 있었다. 그녀가 생각을 다 정리하기도 전에, 페이두의 의미심장한 시선이 날아왔다. 비서는 혀를 살짝 내밀고는, 곧장 프로페셔널한 태도를 되찾아 얌전히 입을 다물었다.

 

룽순은 몇몇 특별 프로젝트를 위해 고용한 법률 고문이었다. 페이두는 턱을 괴고 앉아, 자오 변호사가 몇 장의 서류를 꼼꼼히 설명하는 것을 듣다가, 느닷없이 말을 끊었다.

“팅팅은 잘 있나요?”

 

잠시 놀란 듯한 자오 변호사는 태연하게 준비해 온 자료를 내려놓고 대답했다.

“제 형법 전공 동기 말에 따르면, 경찰이 확보한 증거로는 구속이 어렵다고 합니다. 장 총은 내일쯤 풀려나겠지요. 큰 문제는 없을 거예요. 팅팅도 괜히 놀란 것뿐입니다.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팅팅 말고 다른 것도 신경 쓰는데요.”

페이두는 모호하게 웃어 보였다. 웃음 속에 수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지만, 그는 입 밖으로 아무 말도 내뱉지 않았다.

“역시 중요한 순간엔 자오 변호사 같은 젊은 인재를 몇 명 알아두는 게 도움이 되네요. 시간 괜찮으면 같이 식사라도 하시겠어요?”

 

자오 변호사가 미묘하게 눈살을 찌푸려 거절하려 했을 때, 페이두가 일어나 손짓으로 청했다.

페이 가는 룽순의 최대 고객이었고, 양측의 협력은 페이두가 집안을 이어받기 전부터 이어져 왔다. 자오하오창이 큰 손인 페이두를 무시할 수는 없었기에, 그는 썩 내키지 않으면서도 일어나 따라갔다.

 

“그러고보니, 못 드시는 음식이 있나요? 우선은 적당히 준비해 두라 했는데요.”

페이두는 앞장서 걸으며 무심하게 물었다.

“그건 그렇고, 하오창. 고향이 어디예요? 옌청 출신인가요?”

 

원래라면 별 문제 없는 가벼운 질문이었다. 그러나 자오하오창은 갑자기 말문이 막혀 대답할 수가 없었다. 이상하게 생각한 페이두가 고개를 돌리자, 그는 시선을 피하며 애매하게 소리를 내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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